턱관절질환구강안면통증
진단과 치료를 연구합니다.

환자를 위한 정보

이갈이

우리 학회는 턱관절질환 및 구강안면통증 환자들의 치료를 위하여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연구와 진료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갈이란?

이갈이란 잠을 자는 동안에 나타나는 이를 가는 행위를 주로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의 이갈이는 밤뿐만 아니라 낮 동안 깨어 있을 때 반복적으로 치아를 물거나 옆으로 가는 행위를 모두 포함합니다.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밤과 낮에 나타나는 이갈이는 서로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낮에 나타나는 이갈이를 주간 이갈이라고 지칭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갈이는 턱 근육의 율동적인 수축에 의해 발생하며, 저작 및 대화와 같은 기능적 움직임이 아닌 이상기능 활동에 속합니다.

이갈이는 턱관절 질환과 여러 구강안면통증의 원인이기도 하고, 치아의 비정상적인 마모, 치주질환, 두통 등을 일으키는데 기여합니다. 또한 이갈이로 인한 소리가 다른 사람의 잠을 방해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이갈이의 유병률

이갈이의 유병률은 연구에 따라서 6~91%까지 매우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이는 주로 연구에 적용한 이갈이의 진단 기준의 차이에 의한 것으로, 자는 동안만의 이갈이만 대상으로 하는지 낮 동안의 이갈이도 포함하는지 혹은 옆으로 가는 행위만 이갈이인지 이를 꽉 무는 행위까지 포함하는지 여부에 따라서 유병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측정하는 방법도 설문지나 전화 조사를 통해서 본인 및 가족에게 물어보는 방법이 가장 많은데, 실제로 이갈이가 있더라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기 때문에 실제보다 적게 추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바로는 주간의 이악물기는 전체 인구의 약 20% 정도, 야간의 이악물기는 약 6~10%, 야간의 이갈이는 6~12% 정도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갈이는 대개 10대에서부터 시작하여 30~40대에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나다가 연령이 증가하면서 줄어드는 경향이 보이며 남녀 간에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종 가족 구성원이 동시에 이갈이를 가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갈이의 유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소아의 이갈이

이갈이는 소아에서도 흔히 나타납니다. 어린 자녀들이 잠을 자는 동안 이를 가는 소리를 내면 부모들이 이러한 증상에 대해 염려를 하게 되고 이후 치과를 방문하게 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소아의 이갈이는 영구치가 자라나고 유치가 빠지는 시기인 만 6세에서 11세 사이의 어린이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이 때 이를 가는 어린이의 비율은 17~40%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로 인해 병적인 증상이나 징후를 유발하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소아의 이갈이가 청소년기 이후에도 지속되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부모들은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고 있되, 혹시라도 자녀들이 치아, 턱 등의 부위에 불편감을 느끼거나 자주 두통을 호소한다면 치과에 내원하여 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갈이의 원인

과거에 이갈이는 부정교합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여겨졌지만, 여러 연구들에서 부정교합이 명확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시키는 등 부정교합이 이갈이를 유발한다는 이론과 상반되는 결과들이 많이 보고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교합과 이갈이 사이에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이갈이의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어 있지 않으나, 이갈이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부정교합, 얼굴 및 관절의 형태 등과 같은 형태와 관련된 요인보다는 사회심리학적 요인 및 병태생리학적 요인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회심리학적 요인으로는 스트레스, 불안증, 우울증, 개인의 성격 등이 있으며, 병태생리학적 요인으로는 수면장애, 뇌신경계의 장애, 외상 및 특정 질환과의 관련성, 흡연, 음주 및 약물의 영향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1. 사회심리학적 요인

이갈이는 내면의 심리적 장애 혹은 정신 병리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는 오랫동안 이갈이의 원인이나 악화 요인으로 생각되어 왔으며, 이갈이가 있는 사람은 이갈이가 없는 사람보다 더 많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보고되고 있고, 스트레스가 야간의 근육 활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갈이와 스트레스 사이의 관련성을 보고하는 많은 문헌에서 현재까지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이갈이가 있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기 쉽거나 혹은 스트레스에 대해 대처하는 것이 잘 안 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자신의 치아를 갈거나 깨문다는 가설입니다.

하지만 이갈이가 진정 스트레스에 의해 일어나는지, 혹은 이갈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증가하거나, 아니면 단순히 공존하는 것인지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진 않았습니다. 스트레스는 많은 경우에 잘 이해되지 않는 신체적 장애의 원인 인자로 흔히 제안되고 있지만, 스트레스는 아직 조직적으로 정의하거나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스트레스와 이갈이의 관계를 밝히려는 연구를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정서적 행동에 대한 지식이나 연구방법이 개선될 때까지는 스트레스와 이갈이의 관계에 대해 어떠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어렵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병태생리학적 요인

최근 이갈이의 원인 중 하나로 많이 언급되는 것 중 하나는 수면장애입니다. 이갈이는 주로 낮은 수면 단계에서 나타나는데, 깊은 수면에서 낮은 수면으로 이동하는 과정의 생리학적 변화와 이갈이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갈이는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과 같이 수면과 관련된 질환을 가진 경우 더 높은 빈도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소아의 경우 부적절한 수면, 예를 들어 수면 시간이 8시간 미만으로 짧거나 자는 중에 시끄러운 소리나 빛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이갈이가 증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뇌에서 운동 조절에 관여하는 영역에서의 기능 장애, 혹은 수면과 각성에 관련된 기능의 장애로 인해 이갈이가 유발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중에 머리에 외상을 받은 사람이나 신경계 및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이갈이가 빈번히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또한 신경계 및 정신질환과 관련된 약물들도 이갈이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흡연과 음주도 이갈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에서 2~5배 정도로 이갈이가 더 많이 나타나며,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이 이갈이를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도한 음주 역시 이갈이를 증가시키며, 하루 1잔 이상의 술을 꾸준히 마시는 것은 이갈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 하루 6잔 정도의 커피 섭취가 이갈이를 증가시켰다는 연구 결과처럼, 과도한 카페인 섭취도 이갈이를 유발할 수 있으며,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약물들이 이갈이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갈이의 증상

이갈이는 정작 본인은 별다른 불편감을 느끼지 못하며, 대신 가족 등 함께 사는 사람들이 이갈이 소리로 인해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한 이갈이가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경우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이갈이는 치아 및 주위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치아의 씹는 면이 마모가 되고, 치아 내부 구조물인 치수 조직에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인 치아의 목 부위가 패이는 치경부 마모증 현상이 나타기도 하고, 심하면 수복물이나 치아가 파절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하 치아가 시리거나 통증을 느낄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치아의 근관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잇몸이 약해져서 치아가 흔들리거나 저작 시에 통증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턱관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두통 및 턱관절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턱관절 질환은 이갈이로 인해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가장 주된 증상으로 저작 시 통증, 입을 벌릴 때 턱관절이 어긋나거나 걸리는 증상, 입이 잘 안 벌어지는 증상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턱 근육에 통증을 유발하거나 근육의 비대로 사각턱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갈이의 진단

이갈이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병력입니다. 환자의 배우자, 가족, 친구들이 이를 가는 소리를 들은 것은 중요한 병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 근육이 뻐근하거나 불편한 느낌이 들거나 한시적으로 머리가 아픈 경우 이갈이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임상검사에서는 치아가 마모된 정도와 턱 근육이 발달한 정도를 진단에 참고합니다. 또한 이갈이 치료를 위해 교합장치(스플린트)를 제작한 경우, 사용 중에 교합장치의 표면이 마모되는 정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갈이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야간의 이갈이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이용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적지 않게 드는 등의 이유로 일상적으로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등 호흡 관련 수면장애가 동반된다고 의심될 경우 수면다원검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갈이의 치료

현재로서는 이갈이 자체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는 치료는 없습니다. 이갈이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증상 및 징후를 치료하고 예방하는데 치료의 목표를 두고 있으며, 이갈이를 줄이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1. 위험 요인의 조절

앞에서 설명한 이갈이를 유발할 수 있는 과도한 흡연, 음주,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갈이를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주치의와 상의하여 약물 교체를 고려하여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질병 치료가 더 중요하고 이갈이가 아직 특별한 증상이나 징후를 유발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구강장치 요법

구강장치 요법은 이갈이를 치료하는 가장 일반적이며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구강장치 자체가 이갈이를 없애주지는 않지만 이갈이를 줄일 수 있으며 이갈이로 인해 발생하는 치아, 잇몸, 턱관절의 문제를 치료하고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갈이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구강장치는 전체 치열을 덮는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교합안정장치 종류입니다. 구강장치는 최소 1~3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으면서 사용해야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장치가 잘 맞지 않는 상태에서 병원에 내원하지 않고 임의로 장기간 장착하면 치열 변화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치열을 부분적으로 덮거나, 실리콘 등 말랑말랑한 재질로 만든 구강장치는 장기간 사용할 경우 치열이 변화되거나 이갈이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행동수정 요법

야간의 이갈이는 일반적으로 주간의 이갈이 혹은 이악물기를 동반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주간의 이갈이나 이악물기를 감소시키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야간의 이갈이에 대해서 무의식적인 감소 효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낮에 이를 악물지 않는다고 말하던 사람도 면밀히 관찰하면 대부분 턱에 힘을 주거나 이를 악무는 등의 안 좋은 습관을 낮에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야간의 습관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대신 낮의 습관을 감시, 조절하고 변화시키는데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낮 동안 생활하면서 치아를 물고 있거나 턱을 잘못 위치하고 있거나 하면 즉시 잘못된 점을 고치고 올바른 턱과 혀의 위치를 잡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턱과 혀의 올바른 위치는 ‘N’ 발음을 했을 때와 같이 혀끝을 입천장 앞쪽(위 앞니 바로 뒤쪽)에 가볍게 접촉시키고, 위아래 치아는 닿지 않도록 하며, 턱과 목, 어깨의 근육이 이완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